9월 22일 하루 동안 AI 업계는 정신이 없었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5.5를 발표했고,
AI 겸임교수 이종범 채널 설명에 따르면 그로부터 한 시간쯤 뒤 오픈AI가 GPT-6 솔(Sol)과 루나(Luna)를 내놨다.
그 전날에는 일론 머스크의 그록 4.7까지 나왔다.
얼마 전까지 “AI 발전 속도를 조절하자”는 이야기가 오가던 업계다.
이종범 채널의 표현을 빌리면, 서로 늦추자고 해 놓고 다들 액셀을 밟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번 경쟁의 키워드는 성능이 아니라 가격이다.

GPT-6 솔·루나, 가격표부터 보자
오픈AI 공식 발표 기준으로 100만 토큰당 가격은 이렇다.
- GPT-6 솔: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 (이전 GPT-5.6 솔 프로모션 가격의 절반)
- GPT-6 루나: 입력 0.1달러, 출력 0.5달러
- 참고로 클로드 오퍼스 5.5: 입력 4달러, 출력 20달러
안될공학 채널에 따르면 최상위 모델인 GPT-6 아스트라와 클로드 페이블 5.1은 입력 10달러, 출력 50달러 수준이다.
구글의 제미나이 3.8 플래시는 올해 말까지 입력 0.75달러, 출력 3.75달러라고 하니, 단가만 보면 13배 차이가 난다.
오픈AI는 모델을 세 칸으로 나눴다.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은 아스트라, 매일 하는 일은 솔, 가볍고 반복적인 일은 루나.
좋은 것, 더 좋은 것, 가장 좋은 것으로 나눠 파는 가격 사다리다.
여기까지만 보면 답은 간단해 보인다.
싼 걸 쓰면 되지 않나?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단가가 싸면 총비용도 쌀까?
안될공학 채널이 짚은 포인트가 핵심이다.
AI에게 긴 일을 시키기 시작하면 한 번 호출하는 가격과 일 하나를 끝내는 가격이 달라진다.
파일을 잘못 찾아서 다시 검색하고,
코드를 틀리게 고쳐서 또 실행하고..
이러면 호출은 계속 쌓인다.
반대로 한 번의 가격이 비싸도 시행착오 없이 한 방에 끝내면 총비용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안될공학 채널에 따르면, 오픈AI 자체 평가에서 토큰 단가가 두 배 안팎 비싼 아스트라가 3D 설계 작업 시험에서는 이전 세대인 GPT-5.6 솔보다 작업 한 건당 추정 비용이 약 43% 낮았다고 한다. 특정 시험에서 회사가 계산한 숫자라는 조건은 붙는다.
클로디컬 채널은 이걸 택시에 비유했다.
미터기 단가가 싸도 길을 빙빙 돌면 요금은 더 나온다.
봐야 할 건 단가가 아니라 도착했을 때 찍힌 최종 요금이다.

재밌는 건, 두 회사 모두 ‘작업 한 건당 비용’으로 자기가 더 싸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오픈AI는 업무 자동화 시험에서 GPT-6 솔(xhigh)이 클로드 오퍼스 5(max)를 작업당 비용 9%로 이겼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44개 직업의 실제 업무 시험에서 오퍼스 5.5 기본 설정이 아스트라 최고 설정을 약 5분의 1 비용으로 이겼다고 발표했다.
둘 다 거짓말은 아닐 거다.
다만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시험을 골라 보여 준다.
게다가 외부 평가는 또 다르다.
이종범 채널은 외부 벤치마크 사이트(Artificial Analysis) 기준으로 오퍼스 5.5가 일을 끝내는 데 드는 비용이 더 비싸게 나왔다고 짚었고, 직접 시켜 본 작업에서도 솔이 더 빨리 끝냈다고 전했다.
그러니까.
남이 보여 주는 가격표만 믿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총소유비용(TCO)으로 보면 답이 보인다
경영학에는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이라는 개념이 있다.
물건을 살 때 구입 가격만 보지 말고, 쓰는 동안 드는 운영비, 수리비, 교체 비용까지 전부 더해서 판단하라는 거다.
복합기를 싸게 샀는데 토너값이 비싸서 결국 더 많은 돈이 나가는 경우를 떠올리면 쉽다.
AI도 똑같다.
AI의 진짜 비용은 이렇게 계산해야 한다.
- 토큰 단가
- 헛발질하면서 다시 쓰는 토큰
- 결과물을 사람이 고치는 시간
- 끝내 완성 못 해서 처음부터 다시 하는 비용
윤자동 채널의 말이 정확하다.
토큰 단가가 싸도 재작업이 많으면 사람의 시간이 더 들어간다.
싼 AI가 싼 게 아니라, 적게 고치고 확실히 끝내는 AI가 싼 거다.

한 모델에 올인하지 말고, 나눠서 배치하자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
유튜버들의 답은 대체로 비슷하다. 나눠 쓰기다.
성공지식백과 채널은 모든 작업을 가장 좋은 모델로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영상 설명에 따르면 최상위 모델이 작업당 2~10달러를 쓸 때 루나는 작업당 약 0.11달러 수준이다.
윤자동 채널은 솔을 총괄·검토에 두고 루나에게 코드 작성을 맡긴 한 사용자의 방식을 소개했다.
이종범 채널은 똑똑한 모델을 지휘자로 두고, 그 아래에서 솔이나 루나가 일을 나눠 맡는 조합을 제안했다.
이건 회사에서 사람을 배치하는 원리와 같다.
사장님이 모든 일을 20년 차 부장님께 맡기지는 않는다.
판단이 필요한 일은 경력자가, 반복되는 일은 실무자가 맡는다.
AI도 이제 인력 배치처럼 모델을 배치하는 시대가 된 거다.
다만 한 가지는 기억하자.
여러 앱을 넘나드는 업무 자동화 시험에서는 최고 모델인 아스트라조차 성공률이 50%를 넘지 못한다.
결국 중간에 사람이 방향을 잡아 주는 과정은 아직 필요하다.

내 업무로 모델 고르는 법
윤자동 채널이 제안한 비교 방법은 소상공인에게도 그대로 쓸 수 있다.
1. 매주 반복하는 일 하나를 고른다. 주간 매출 정리, 블로그 글 초안, 상품 상세페이지 문구 같은 것.
2. 완료 조건을 고정한다. 자료 정리까지인지, 완성된 파일까지인지 먼저 정한다.
3. 두 모델에 똑같이 맡기고 세 가지를 적는다. 결과물이 맞는지, 내가 몇 번 손봤는지, 끝날 때까지 얼마가 들었는지.
한 회사에 충성할 필요는 없다.
내가 끝내야 할 일에 맞춰 고르면 된다.
참고로 GPT-6 솔과 루나는 현재 ChatGPT Work와 코덱스에서 Plus·Pro·Business·Enterprise·Edu 이용자가 쓸 수 있고, 일반 채팅 화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무료·Go 요금제 이용자는 데스크톱 앱에서 루나를 쓸 수 있다고 한다.

AI 영수증을 다시 보자
반값 경쟁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AI를 쓰는 문턱이 낮아지면 작은 가게, 작은 회사가 제일 먼저 이득을 본다.
하지만 가격표의 숫자만 보고 고르면 택시 미터기의 함정에 빠진다.
가장 싼 AI는 단가가 낮은 AI가 아니라, 내 일을 가장 적은 손질로 끝내 주는 AI다.
여러분의 AI 영수증에는 지금, 단가가 찍혀 있는가? 아니면 최종 요금이 찍혀 있는가?
참고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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