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에서 종사한지도 어느덧 12년..
처음 커피를 접한건 커피가 좋아서라기 보다
커피가 돈이 될 것 같아서 였어요.
12년전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서
도서관에서 한 창 스펙을 쌓으려고 토익 공부를 할 때
자판기 커피 한 잔 빼 들고
계단에 걸터 앉아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우리 학교에는 스타벅스 같이 잘 꾸며진 카페가 없지?"
"다방 말고 카페가 학교에 있으면 장사가 잘 될텐테.."
장사를 해 볼까?
스펙을 쌓고 대기업에 취업을 한 들
남들보다 더 좋은 삶을 산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학교에 카페가 있으면 좋을 만한 곳을 생각하고
무작정 제안서를 만들어서
교수님을 만나고, 학교 담당자를 만나고..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 지하1층에 자리를 얻어
카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순전히 커피가 좋아서 시작한 카페라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카페였죠.
원두는 코스트코에서 가지고 오고,
장비 및 집기는 장사를 접게된 이디야 매장에서 가져오고..
(당시 이디야는 가맹점 50개도 안되는 그런 브랜드였어요)
그러다 보니 커피 맛은 뭐...
형편 없었겠죠?
그래도 그 땐 그 커피가 맛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주었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커피클래스를 찾아 다니고,
신선한 원두를 찾으러 다니고
직접 원두도 볶아보고..
그러다가 커피가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12년 동안 왠만한 커피는 다 마셔본 것 같네요.
그렇다고 제 입맛이 까다롭지는 않아요.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커피를 갈아서 물에 끓여서 건더기 걸러내고(?) 마시는
방법으로 추출해도 맛있게 먹는 그런 사람이니까요ㅋㅋ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이렇게 커피를 먹더라구요~~)
아무튼..
최근에는 빽다방이 안 보이는 곳이 없죠.
처음에는 저도 뺵다방 뭐 별거 있겠어?
매장수만 많고,
별로겠지... 라고 했는데.
빽다방 커피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아니 꽤 괜찮아요.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스타벅스 보다
양도 가격도 매우 만족스럽죠.^^
"싸다" "크다" "맛있다"
카피를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백종원 대표님이 지었겠죠?
직관적이고 머리속에 콕 박히는 요 문구 때문에 그런지..
정말 싸고, 크고, 맛있네요..
가맹점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달라서
같은 원두를 쓰더라도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적어도 기본이상은 하는 맛이네요.
얼마전 대구 출장을 가서
오랜만에 빽다방에 들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홀짝 대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빽다방이 가맹점 형태의 사업이 아니라,
스타벅스 처럼 직영프랜차이즈 방식을 선택했다면,
더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있을 않았을까?
얼마전 기사를 보니까
스타벅스의 총 매출이 이디야,투썸,빽다방의 총 합산 매출 보다
높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영업이익도 훨씬 좋고..
10년 후에도 이런 상황은 역전되기 힘들것 같아요.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 된다면 말이죠.
물론 이제는 규모의 성공이 곧 사업의 성공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만
수 많은 한국형 프랜차이즈 들이 힘없이 사라져가는 걸 보고
규모가 아니더라도 정말 가치있는 커피 브랜드가
1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한국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빽다방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참 많은 생각을 했네요..
이런게 커피의 힘이랄까요?
아무튼 저는 커피업에 종사해왔고,
앞으로도 커피업에 계속 종사할 예정입니다.
다만,
커피를 파는 사람이 아니고,
커피로 사람을 만드는 사람으로 했다는게
12년 전 돈 벌기 위해 시작한 커피 사업의 초기와
달라진 마음 가짐 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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